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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한그륵 이효석 대표, “쌀밥 한 그릇에 담긴 신념과 정성을 대접합니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20/11/10 [16:44]

울산 남구 한그륵 이효석 대표, “쌀밥 한 그릇에 담긴 신념과 정성을 대접합니다”

편집부 | 입력 : 2020/11/10 [16:44]

 

한국인은 밥심이다라는 말이 있듯, 쌀은 우리 민족의 오랜 주식이다. 그러나 1년에 한 번밖에 쌀을 수확할 수 없는 한반도의 기후 탓에 누구나 쌀밥을 먹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쌀밥은 과거부터 풍요를 상징했다. 중요한 손님에게 쌀밥을 대접했다는 기록에서도 그만큼 쌀을 귀하게 여겼다는 민족의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쌀밥은 이전만큼 귀하진 않지만, 쌀밥 한 공기의 의미는 여전히 작지 않다. 배달 음식과 간편식에 익숙해진 현대 사회에서 쌀밥은 슬로우 푸드(slow food)라는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바쁜 일상에서 쉬어가는 쉼표로서, 때로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침표로서 쌀밥은 한국인에게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든든한 한 끼 위안이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 남구 달동에서 한그륵을 운영하는 이효석 대표를 만나 그의 신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 울산 달동 한그륵의 이효석 대표



Q.
한그륵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갓 지은 밥을 최고로 여겨 4~5인분의 밥을 수시로 짓는다. 나는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갓 지은 밥을 손님들에게 내보이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생각한다. ‘밥집은 밥 짓는 냄새가 나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무엇보다 쌀의 질감과 입안에 넣었을 때 밥이 맛있다고 직관적으로 느껴야 한다. 이를 위해 창업 전부터 무수히 많은 쌀을 비교해서 짓고 먹어보며 그중에 으뜸의 쌀을 고르고 골라 선택했다.

 

그전에 식당 장사를 하며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드실 수 있고, 한적한 골목길에 운치 있는 덮밥집을 하고 싶다라는 간절함이 있었다. 여러 식당들을 운영하면서도 한그륵이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전국의 비슷한 밥집을 거의 다 다녔다. 맛을 표현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많게는 한 달에 3~4번도 일본으로 넘어가 공부하며 연구하고 정진했다. 단순히 내 음식을 돈벌이 즉,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기보다는 좀 더 철학적인 느낌으로 다가갔다.

 

또한, 음식 만드는 아저씨의 느낌을 상상하며 이런 음식을 하며 늙어가면 참 행복하겠다라고 생각했기에 적어도 창피한 음식을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그륵의 모든 레시피 계량은 1g 단위로 직접 맛보며 레시피를 만들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맛있다는 느낌보다는 담백하고 깔끔한 한 끼를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최대한 힘을 빼고 연구했고 약 2년 동안 구상해서 만들었다.

 

 

Q. 한그륵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깔끔하고 담백한 한 끼, 남녀노소 나이를 떠나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아이의 입맛을 다 사로잡을 수 있는 식당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재료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여겼고 모든 재료를 각지에 다니며 비교해보고 분석했다. 결국, 이 과정으로 얻은 답은 매일 같은 일을 해내야 하는 꾸준함과 재료의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또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내가 느꼈던 음식에 대한 철학을 최대한 많이 전달하려 한다. 정서적인 부분과 혀끝의 감각으로 같이 맛보고 늘 토론하며 논의한다. 사장이라는 이유로 권위적으로 대하지 않고 더불어 운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한그륵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한그륵의 브랜드가 성공하면 동일한 로고를 토대로 다양한 음식 브랜드를 만들어 골목상권으로 투입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식당의 지역발전과 주위의 어려운 분들에게 무상 급식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 울산 달동 아파트 화재현장의 소방관분들에게 무상 급식을 진행하였다. 출동하였던 소방관들이 가족들과 찾아와 식사하게끔 하였다.

 

단순히 돈을 조금 더 버는 것보다 지역발전과 고생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가슴으로 따듯하게 밥을 해줄 수 있어 뿌듯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어린아이와 할머니 할아버지 즉, 따듯한 한 끼가 필요한 분들에게 무상 급식을 수시로 진행할 생각이다.

 

 

 

▲ 울산 한그륵의 내외부전경 및 주요메뉴 사진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길거리 노점부터 시작해서 이자카야와 돈가스, 한식당 등 다양한 식당을 운영하였다. 실패와 경험으로 터득한 자연스러운 식당운영이 몸에 배어있는 거 같다. 처음 사업에 실패하고는 다시 도전하기 어려웠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음식을 먹고, 또 누군가에게 대접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서 수없이 공부하고 찾아보았다. 이렇게 찾고 공부하며 늘 음식과 식당운영만 생각하며 30대를 보낸 거 같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늘 낮은 자세로 배우고 있다.

 

 

Q.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내 모토인 갓 지은 밥과 질 좋은 재료는 가게가 운영되지 않을 때까지 꾸준하게 최상으로 유지하고 싶다. 상권이 거의 없는 죽은 골목길에 꾸준하게 매장을 개업해서 골목상권을 살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지금 함께하는 직원들을 실장 혹은 점장급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으로까지 상승시켜 더불어 가는 동반 성장의 목표도 있다. 한그륵처럼 인적 드문 곳에 발길이 닿아, 주변 다른 상가들도 더불어 활발히 운영 될 수 있게 정진할 생각이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한그륵은 나고야식 장어덮밥과 동경식 장어덮밥, 돼지고기 덮밥, 닭고기 덮밥, 함박 등

다양한 일본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는 아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 일본 음식이라고는 하나,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계량하여 개발하였다.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른다. 후불은 없다. 고객이 먼저 안다. 그래서 게을러 질 수 없다. 식당을 운영하는 순간 나태해지면 문 닫아야 한다. 늘 그 자리에서 정진하고 매일 같은 일들을 지치지 않고 해 보이는 식당이 되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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